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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미중 무역전쟁은 통화전쟁으로 발전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시장에서는 중국이 보유하고 있는 미국 국채를 팔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당장은 그럴 수 있겠지만 그 시기가 시장의 예상보다 일찍 도래할 수 있습니다.그리고 지금 꿈틀대는 가상화폐의 가격은 이와 관련이 있어 보입니다.


무역전쟁이 통화전쟁으로?

조직에서 권력(Power)이 오는 경로는 다양합니다. 지금은 국가 간 영향력이 군사력에서 비롯되는 부분은 크게 줄었을 것입니다. 북한조차 핵보유국이 된 세상이니까요. 결국 “다른 국가에 얼마나 현실적인 도움을 줄 수 있냐”가 그 영향력을 좌우할텐데 미국이 점점 더 이기적으로 변해가는 것이 ‘영향력의 위축’에 대한 증거입니다.

아직 미국에 남은 것은 과학과 교육 정도인데요. 이 두 부문이 성장을 위한 인프라이며 엔진인 것은 사실이지만 저성장 시대에 돌입하며 그 의존도가 예전만 못할 수 있습니다. 오히려 소비할 수 있는 인구가 많고, 중산층이 두터워지는 아시아가 저성장의 시대에는 성장의 도구를 갖고 있는 선진국보다 영향력이 개선될 수 있을 것입니다.

아무튼 별 실익을 주지 못하는 미국을 왜 ‘큰형님’이라고 불러야 할까요? 왜 굳이 비싼 달러를 구입해서 석유를 사야 할까요?

중국은 그동안 미국 수출로부터 얻은 달러로 미국 국채를 샀습니다. 2019년 3월 현재 미국 국채 가운데 17.3%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그 덕분에 미국은 구매력을 갖고, 통화패권을 유지할 수 있었는데 미국이 중국 물건을 사지 않겠다면 중국은 보유 미국 국채를 팔아 버릴 수 있지 않을까요?

중국의 미국 국채 보유 규모와 추이 ©Bloomberg



중국은 정말
미국 국채를 팔 수 없을까?

시장은 “팔 수 없을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중국 자체의 약점:지난 10년간 중국은 빚(financial leverage) 위주의 성장을 했습니다. 즉 달러 부채가 많다는 것입니다. 만일 외화보유고에서 달러 자산이 줄면 해외 투자자들이 불안감을 느껴 중국에서 일제히 탈출할 수 있다는 우려입니다.

2)  중국이 팔아도 미국 국채는 끄떡없을 것: 세계적으로 미국 국채와 경쟁하는 채권은 독일 국채와 일본 국채 정도인데 이들의 금리는 거의 zero에 가깝습니다. 여기에 비하면 2%대의 미국 국채는 매력적이고, 중국이 보유한 미국 국채를 팔아도 받아줄 주체는 충분할 것이라는 기대입니다. 결국 중국은 매력적인 자산만 뺏기는 꼴이 된다는 논리입니다.

그런데 시장은 미국 국채가 팔렸을 때 미국이 받을 수 있는 충격을 간과합니다. 그리고 중국 금융시장의 성장 속도도 과소평가하는 것 같습니다.

미국이 받을 수 있는 충격

중국이 미국 국채를 집중적으로 던지면 미국의 장기금리는 오를 수밖에 없습니다(=채권가격이 떨어집니다). 물론 시장이 기대하는 대로 다른 매수 주체가 들어오겠지만 그들은 더 싸게 사고 싶지 않을까요? 가격이 충분히 떨어질 때까지 기다릴 것입니다.

최근 몇 년간 미국에서 신용등급 BBB인 기업이 급증했습니다. 에너지 사업을 비롯해 미국은 은근히 구경제 한계 기업들이 많습니다. Ford도 BBB고, GM은 이미 BB로 추락했습니다. 만일 실세 금리가 오를 경우 이들은 무더기로 BBB 밑의 정크(junk) 수준으로 떨어지고, 기업 신용의 혼란이 야기될 것입니다. 이는 미국 은행에 직접적인 타격을 줍니다. 이것이 미국 정부가 금리 인상을 포기한 이유 중 하나입니다.

미국인들은 빚을 내서 소비하는 사람들입니다. 소비에 있어 저금리는 절대적으로 도움이 됩니다. 주택모기지 대출, 자동차 할부 금융, 학자금 대출 등 모든 시중 금리의 기준은 국채 금리이므로 미국 국채 금리가 상승할 때 미국 소비는 쇼크에 빠질 것입니다.

중국 금융시장의 성장

글로벌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락(Blackrock)의 CEO인 Larry Fink는 중국이 은퇴인구 난(retirement crisis)에 빠졌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은퇴한 중국인들은 평생 모은 자산을 금융자산에 투자하여 여생을 살아야 하는데 시중에 금융자산이 턱 없이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글로벌 선진 금융기관들에게 중국 진출은 엄청난 기회이고, 모두들 중국으로 달려갈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중국 정부도 이 문제를 직시하고, 인정합니다. 그래서 금융시장을 개방하려는 것입니다. 2017년 말 중국 정부는 해외 투자 기관의 중국 내 합작 지분 비중을 51%까지 가능하도록 인정했습니다. 그리고 2021년 100%까지 허용할 계획입니다.

결국 중국의 금융시장 성장은 수요에 의한 것입니다. 구조적이라는 것이죠. 글로벌 금융기관들이 중국에 들어온다면 중국의 금융시장이 예전처럼 미국의 통화정책에 따라 휘둘릴까요? 맷집이 강해질 것입니다.

미국 국채를 팔 수만 있다면…

시장이 생각하는 대로 미국 국채를 받아줄 만한 주체가 충분하다면 시진핑 입장에서는 미국 국채를 팔아 볼만합니다. 사실 우려는 미국 국채를 매도할 때 가격을 밑으로 밀면서 팔아야 하는 부담이 더 큽니다.

중국이 미국 국채를 팔고 나간다는 것은 다시 사지 않을 것임을 의미합니다. 그렇다면 누가 중국 보유비중(17.3%)을 대신할 수 있을까요? 시장 참여자들은 수급이 깨졌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중국의 미국 국채 매도에 따른 충격은 시장이 지금 낙관하는 것보다 훨씬 클 수 있습니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지금처럼 달러를 발행해서 중국이 파는 미국 국채를 사면 될까요? 그 순간이 미국 패권의 마지막 날이 될 것입니다.

©123RF



통화전쟁: 
당장은 아니지만
시장의 예상보다는 이를 것

계획경제였던 중국이 당장 미국을 공격하기에는 역부족입니다. 때를 기다릴 것입니다. 중국의 중산층이 더 두터워져 유럽과 아시아 국가들의 물건을 더 사 줄수록, 그리고 중국으로 더 많은 돈이 들어와 일할수록(= 투자될수록) 중국의 미국에 대한 수출 의존도는 떨어집니다.

중국의 산업구조도 구경제에서 그동안 집중 투자했던 첨단산업으로 바뀔 것입니다. 그럴수록 중국에 미국 국채는 덜 필요해집니다. 그 움직임이 이제 시작되었으므로 속도는 예상보다 빠를 것입니다.

예상해 볼 수 있는 그림들

1)증시의 잦은 혼란(변동성): 중국이 자신의 성장을 미국이 시인할 때까지 참고 기다려준다면 혼란은 없습니다. 그러나 패권의 이동이 그렇게 순탄할 수는 없습니다. 통화전쟁이 증시의 방향성을 결정하지는 않겠지만 잦은 변동성을 야기할 수 있으므로 이를 이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2) 금 수요 증가: 중국이 달러 패권에 도전한다면 외화보유고에 미국 국채 대신 (위안화 신뢰도를 얻기 위해) 금을 채울 수 있습니다. 즉 위안화가 충분한 신뢰도를 얻을 때까지 기축통화의 불안은 금 수요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3)가상화폐 시대의 도래: 통화의 중요한 기능은 투자 수단입니다만 제도권의 투자기회가 바닥난 상태에서 화폐가 쓸데없이 기존 금융자산 가격만 밀어 올립니다. 이제 돈이 제대로 일을 할 수 있는 곳은 민간 투자 idea라는 공감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민간경제에서 돌 수 있는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에 대한 관심이 고조됩니다.190519 Bitcoin 1M Chart

©Coinbase



꿈틀대는 가상화폐

미국 뉴욕 주 의회는 올해 초 가상화폐 관련 규제를 논의했습니다. 즉 “규제 밖의 것은 해도 된다”는 메시지입니다. 여기에 뉴욕거래소는 기관투자가가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을 개발하겠다는 의지를 보였습니다. 만일 가상화폐가 금융기관의 자산 배분 대상에 포함될 경우 수요가 급증할 것입니다.
NYSE와 Bakkt ©Coingape

가상화폐는 중국, 한국, 일본 등 아시아 거래 비중이 큽니다. 아무래도 제도권 금융상품이 부족해 맞춤 솔루션을 찾기 어려운 이유도 있을 것입니다. 또 지하경제가 상대적으로 커서 자금은닉 수요가 크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어쨌든 뜨고 있는 가상화폐 시장에서 미국은 주도권을 잃는 것이 두렵겠지요.

이러한 민간 위주의 (bottom up 중심의) 제도 변화는 한국도 마찬가지입니다. 한국거래소의 성장성 특례 상장 제도도 민간의 투자 idea에 대해 제도권의 간섭 없이 민간 스스로의 책임 하에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한 변화입니다.

사이버 보안은 선결 과제

가상화폐를 운영하는 체계인 블록체인의 장점 중 하나는 해킹이 불가능하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블록체인의 약점은 느리다는 것입니다. 거래가 집중될 때 체결 속도가 매우 떨어집니다. 따라서 일부 블록체인 및 거래소는 체결 속도를 높이기 위해 컴퓨터 몇 대만 놓고 공증을 시킵니다. 이로 인해 해커(hacker)들의 공격 대상이 좁혀져 해킹이 가능해집니다.

이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사이버 보안이 필요하며 특히 사이버 보안은 자율주행시스템, 전자결제 등 민간경제를 구성하는 여러 산업에서 필수적이므로 사이버 보안 산업의 성장성 또한 구체화될 것입니다.

김학주
필자 약력
현 KDI 민간 경제자문단 자문위원
현 한동대학교 교수
전 우리자산운용 CIO
전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
전 한국거래소 상장심의위원
전 공무원연금 자산배분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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