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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중반부터 경제 제재에 불만을 품은 이란이 미국에 도전했을 때 트럼프는 별 대응을 하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유가상승 등 부작용이 가뜩이나 저성장으로 신음하는 경제에 타격을 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란이 중국, 러시아와 집단으로 중동에서 패권에 도전을 했기 때문에 참을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패권에 대한 도전은 구조적인 이유를 갖고 있습니다. 증시는 central bank put을 믿으며 안도 rally를 거듭하고 있지만 이런 외생적 지정학적 위험이 증시에 만성적인 변동성을 줄 수 있습니다.


왜 지금인가?

트럼프는 2016년 대선 당시 “중동에서의 끊임없는 전쟁에 더 이상 참여하지 않겠다”고 선언했고, 중동에서 병력을 철수해 왔습니다. 그리고 근래 이란의 도발 (= 미국 드론 정찰기 격추, 호르무즈 해협에서 영국 유조선 억류, 사우디 아람코의 탈황, 정제 시설 드론 폭격)에도 불구하고 반격을 자제했었습니다.

트럼프는 군사적 갈등을 소모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본인도 군사 분야에는 생소해서 자신감이 떨어집니다. 더욱 중요한 이유는 미국인들이 중동에서 갈등이 생겨 유가가 오르는 것을 싫어하기 때문입니다. 이란의 사우디 아람코의 정제시설 폭격 이후 미군이 반격을 해야 하냐는 설문에서 미국인의 58%가 군사적 행동이 있을 경우 유가 급등이 우려된다고 응답했고, 74%는 유가 상승시 생활에 어려움이 더해질 것이라고 걱정했습니다.


이렇게 참아 오던 트럼프가 지금 이란을 폭격한 이유를 다음 2가지로 정리해 봅니다.

l  중국, 러시아, 이란의 오만해협에서의 군사 합동작전 훈련 : 이들이 중동지역에서 군사적 훈련을 개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여러분들도 아시는 것처럼) 중동은 달러패권과 직결되는 곳입니다. 중동 산유국들이 달러 이외의 통화로 석유를 사고 팔기 시작하면 각국 중앙은행들은 외환보유고에 달러를 쌓아 둘 필요가 없습니다.

-본때를 보이다 : 사자가 하이에나 무리를 제압할 때 수사자가 하이에나 새끼를 잡아 잔인하게 죽입니다. 이란에 대한 공격은 중국, 러시아에게 경거망동 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이란이 혼자 대들 때는 미국도 봐 주고 넘어갔지만 중국, 러시아와 합세에서 중동에서 영향력을 도모하는 것은 좌시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l  트럼프의 대선을 염두에 둔 포석 : 트럼프의 집권 당시부터 지금까지의 지지율을 보면 35% – 46%사이에서 움직였습니다. 역대 대통령보다 10%p 이상 낮습니다. 즉 처음부터 트럼프는 대통령감은 아니었습니다. 그가 2016년 대선에서 예상을 뒤엎고 승리한 이유는 기득권을 옹호하는 민주당에 대해 분노하는 저소득층이 늘었기 때문입니다.

사실 2016년 대선 당시 힐러리가 트럼프보다 3백만표 더 득표했지만 선거인단에서 밀려 졌습니다. 즉 인구가 적은 중소도시의 소외된 계층이 민주당의 힐러리에 대해 등을 돌린 것이지요.

그래서 트럼프는 포퓰리즘에 매달릴 수 밖에 없고요. 그는 지금까지 그를 지지하는 저소득 계층을 위해 세금감면, 그리고 중국에서 일자리 뺏어 주기 등 노력을 해왔지만 성과가 없고, 빈부격차는 더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올해 말 대선 승리 확률은 떨어집니다. 그렇다면 애국심에 호소할 수 밖에 없는 노릇이지요.

-탄핵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지지율은 반등? : 트럼프의 탄핵과정은 아직 진행 중입니다. 그럼에도 지지율은 최근 45%까지 반등했습니다. 부족하지만 그의 재임기간 중 거의 최고 수준입니다. 탄핵이 거꾸로 작용하는 것은 아닐까요? 미국도 국론이 양분되어 있습니다. 부의 불균형이 심해질수록 대도시 기득권을 증오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그 target은 아직 민주당입니다. 단, 지난 2016년 대선에서는 민주당이 집권당이었기 때문에 중소도시 소외된 계층의 민주당에 대한 증오가 극에 달했지만 지금은 공화당이 집권당이므로 그 반감은 줄어들 것입니다.

©GALLUP


중국, 러시아, 이란의 도전은 계속될까?

그럴 것입니다. 지난 반세기 미국이 패권을 잡았던 이유는 상대적으로 고성장 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아무 것도 없었던 신대륙에서 새로운 것들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수요가 넘쳤고, 그 만큼 (남의 나라의) 많은 물건을 사 줄 수 있었기 때문에 그 질서 밑으로 들어 간 것이지요.

l  미국도 지쳤다 : 구 소련의 고르바쵸프가 냉전체제를 포기하고 미국의 질서를 인정했던 이유도 미국의 성장동력 때문이었습니다. 미-소간 경제는 비교가 안됐었지요. 그러나 이제는 미국도 지쳤습니다. 2019년 미국은 금리인상 기조를 포기하고 다시 내렸습니다. 달러패권을 바탕으로 이기적인 재정정책을 펼쳤지만 “그래도 안 된다”는 것이 확인된 셈입니다. 그리고 이제는 관세장벽을 높입니다. 왜 중국과 러시아가 미국 밑으로 들어가야 합니까?

증시를 지탱하는 믿음
= Central Bank Put

l  자산가격 하락을 용인할 수 없게 된 상황 : 리만 사태 이후 계속 풀린 돈이 실물투자로 가지 못하고 금융자산 및 부동산으로 몰리면서 가격 거품을 만들었습니다. 그 자산을 담보로 가계는 더 많은 돈을 빌릴 수 있었습니다. 즉 저성장의 고통을 빚으로 치유해 왔던 것이지요. 세계적으로 볼 때 가계부채는 GDP의 75%까지 증가한 상태입니다. 그래서 금리가 하락함에도 불구하고 debt service ratio (= 가계의 가처분 소득 가운데 부채의 원리금 지급이 차지하는 비중)이 떨어지지 않습니다.

Deflationary spiral 우려 : 만일 이 상태에서 자산가격이 하락하면 부채에 대한 담보 부족으로 인해 부실자산이 속출하고, 금융기관도 망가질 것입니다. 따라서 정부는 어떤 식으로든 자산가격 하락을 용인할 수 없는 입장이고, hedge fund를 비롯해 영리한 투자기관들은 이 점을 이용합니다.

돌이킬 수 없는 길 : 정부가 강한 처방을 쓴다는 것은 경제의 체력이 그 만큼 떨어졌음을 의미합니다. 그런데 더 강한 처방을 쓰며 한계기업들을 살려 둘수록 경제 시스템에 비효율은 쌓여갑니다. 다시는 시장원리가 작동할 수 없는 커다란 비효율 덩어리로 경제시스템이 망가져 가는 모습이지요. 이제는 시스템을 되돌릴 수 없게 되었고, 그럴수록 단기 투자자들은 안심합니다.

Central Bank Put : Put option은 일정한 가격에 물건을 팔 수 있는 권리입니다. 뒤집어 이야기하면 자산가격이 하락했을 때 정부가 나서서 가격을 끌어올려 주므로 투자자들은 실망스럽지 않은 가격에 팔 수 있다는 점에서 이런 표현이 등장했습니다. 원래 가격은 오를 수도 있고, 내릴 수도 있는 것인데 하락 가능성을 정부가 막아준다면 투자자들은 마치 call option을 갖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왜 위험자산에 투자를 안 하겠습니까?

그러나 지정학적 리스크가
변동성을 제공할 것

트럼프가 올해 대선을 위해 중동에서 계속 불장난을 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미국인들이 애국심을 고취할 수 있는 수준이면 충분하고, 자신이 그 자리에서 역할을 하고 있음을 appeal하면 그만입니다. 그러나 패권다툼은 계속될 수 밖에 없고, 이것이 증시를 흔드는 가장 큰 요인이 될 것이므로 이런 외부요인에 주목하시기 바랍니다.

한편 정부의 도움에도 불구하고 한계기업이 결국 도산하는 사례가 생길 수 있습니다. 정크본드 가격 등을 보며 이런 위험을 점검해 가야 합니다.

 김학주

필자 약력
현 KDI 민간 경제자문단 자문위원
현 한동대학교 교수
전 우리자산운용 CIO
전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
전 한국거래소 상장심의위원
전 공무원연금 자산배분위원

2008 아시아머니 한국 최우수 애널리스트
2007 아시아머니 한국 최우수 애널리스트
2006 아시아머니 한국 최우수 애널리스트
2006 매경증권인상 금상 기업분석 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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